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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마을이 함께 아이를 길러요”

전남도교육청, 마을학교 운영 확산한다

작성일 : 2018-09-28 16:08 수정일 : 2018-09-28 16:08
작성자 : 허광욱 (ednews2000@hanmail.net)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전남교육’ 기반 구축

 

지금 전남교육은 농어촌 인구 감소에 따른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으로 원거리 통학이나 학생 돌봄, 학생 배움 여건 조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은 2015년부터 지역사회와 연계한 마을학교를 운영, 현재 마을학교 확산 및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을학교는 지역공동체 안의 마을주민, 직업전문가, 마을 어르신과 같은 인적자원과 배움터로서의 마을을 활용해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마을의 주인으로 성장시키는 마을교육공동체이다.

마을교육공동체는 돌봄 기능이 약한 전남의 특성을 고려해 ‘한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비전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 더 나아가 청소년들의 행복한 삶과 배움, 성장을 지원하고 무한경쟁과 개인주의로 분절된 인간관계로부터 벗어나 생활공동체성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리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생활공동체로서의 원리

 

모든 학교는 구성원 모두가 배우고 성장하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하며 지역과 마을에서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동아리가 구성되도록 해야 한다.

 

-거버넌스 구축의 원리

 

시ㆍ군 교육청과 지방 자치단체, 시민사회 등의 민‧관이 폭넓게 소통하는 가운데 협력적인 관계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해 발전하도록 추진해야 한다.

거버넌스(governance)란 공공영역과 민간영역 행위자 사이의 네트워크 방식의 수평적 협력 구조를 말한다.

 

-네트워크 구축의 원리

 

아동이나 청소년의 돌봄, 학습과제 해결, 배움을 통한 성장을 지원하고 있는 단체와 관련 시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마을학교를 함께 활성화시켜야 한다.

 

-참여와 자치의 생활 민주주의 원리

 

교사와 학생, 학부모, 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주체적 참여는 마을교육공동체의 전제 조건이다.

 

-소통과 협력의 원리

 

한 기관에서의 부서나 직급에 따른 벽을 허물고, 학교와 지역사회, 교사와 학생, 학부모간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

 

-나눔과 공유의 공동체 원리

 

마을교육공동체가 활성화 되려면 지역사회가 가진 모든 시설과 사용 가능한 공간을 적극 공유하여 다양한 구성원들이 가진 각자의 경험이나 자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전남도교육청은 2015년 3곳의 마을학교에 4천9백만 원의 예산 지원을 시작으로, 2016년 5곳의 마을학교에 6천5백만 원, 2017년 14곳의 마을학교를 지정해 1억 3천만 원을 지원했다. 그리고 2018년 현재 39곳의 마을학교에 5억 7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마을학교 운영 프로그램은 지역 환경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영역에 걸쳐 주 1회 정도 운영되고 있으며 평균 10~2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마을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책 읽어주기, 독서토론 동아리, 목공반, 생활용품 제작 동아리와 요리교실, 진로체험, 내 고장 진로멘토 교실, 마을 리더 양성을 위한 인문학 교실 등이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마을학교 확산 및 내실화를 위해 2018년 1월 마을학교 업무담당자 연찬회를 실시해 우수 마을학교 운영사례 발표와 마을학교 운영 방안을 공유하고 협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4월에는 권역별 대표자 협의회를 개최해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한 마을학교 리더 양성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5월과 6월에는 39곳의 마을학교 현장을 방문해 마을학교 운영 주체들의 의견에 경청하고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협의했다. 또 정책연구년제 교사 6명을 선발해 마을학교 활성화를 위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남의 마을학교는 학교주도형과 마을주도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마을학교가 활성화 되면서 폐교위기에 몰렸던 학교가 학생 유입으로 폐교위기에서 벗어난 경우도 있고, 학교와 지역사회의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형성되고 지역사회 단체의 거버넌스가 구축돼 지역주민들의 복지사업이 활성화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과 일본은 일찍부터 마을학교 개념인 커뮤니티 스쿨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커뮤니티 스쿨’이란 학교와 지역사회가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여 학교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교육적,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하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이다. 캐나다의 마을중심학교인 커뮤니티 센터, 덴마크의 청소년학교들도 모두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학교 밖 마을 교육기관으로 발달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마을학교는 지역공동체가 생존하기 위한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한편,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아쉬운 점은 마을주민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교육청에 대한 재정 의존도가 높아 사업 지속성에 대한 불안이 상존하고 있으며 마을리더 역량에 따라 활동성의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마을교육공동체의 목적이 학생들을 위한 건강한 학습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인 만큼 그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어린 청소년들의 돌봄과 배움은 더 이상 학교만의 몫이 아니라는 사회 전반의 공감대를 확보하는 것이다.

둘째, 학교를 마을교육공동체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지역주민의 학교’,‘마을의 학교’라는 구성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마을이 가진 모든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자원들이 학교 교육과정에 적극 활용될 수 있게 마을교육과정을 편성하는 것이다.

민선 3기 장석웅 교육감은 마을교육공동체를 확대하고 지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공약사항으로 제시했다. 이에 전남도교육청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마을학교 수를 확대하고 내실 있는 운영으로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지자체 유관부서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마을학교 사업을 지원하고, 마을 활동가 양성을 위한 연수 및 마을학교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또 정기 연찬회를 통해 우수사례 보급과 홍보활동, 마을축제 개최 등을 통해 마을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나눔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리’라는 정서적 친밀감과 상호 협력의 지속가능한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인간성과 자아존중감 회복, 개인의 역량개발 등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여기에 지역민들의 자발성과 주체성이 더해질 때 마을학교의 미래는 밝아질 전망이다. /허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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