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기논설

휴대폰 과 인간관계의 단절 현상

휴대 전화의 역사는 그렇게 멀지 않다. 그러나 휴대폰의 영향은 지대하다.

작성일 : 2017-10-26 10:39
작성자 : 편집부 (ednews2000@hanmail.net)

김수기(논설위원)

이른바 삐삐라는 호출기를 시작으로 안방 전화 문화가 집 밖으로 빠져 나와 호주머니 속의 휴대 전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옛날 전화기가 귀했던 시대에 수동식 전화기가 있는 집안은 부유한 가정이 아니고선 엄두를 못 냈고 특히 백색전화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희소성을 보였었다.

기껏해야 우체국에 찾아가 우체국 직원이 연결해 주는 전화를 통화 하는 대는 적잖은 기다림으로 번호표를 받고 대기해야 했다.

통화 음질이 지금처럼 깨끗하지 못함은 이를 바 없는 일이었고 그 불편함은 말 할 수 없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가정에 다이얼 전화가 보급되고 그 품질이 향상되면서 우리나라 통신 정보 시스템은 몰라보게 향상된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IT산업의 발전은 휴대 전화의 혁명을 일으켰고 휴대폰 보급률 또한 급격히 신장되어 통신기기의 휴대화가 일반화 되었다.

지하철 풍경에서 휴대 전화의 보급률을 실감 할 수 있는데 저마다 찍어대는 손가락 운동으로 삼매경을 이루는 휴대 전화 문화는 심각한 편집현상을 넘어섰지 않나 싶다.

독일의 언론인 크리스토프 코흐는 2010년 인터넷과 스마트 폰을 40일 동안 끊고 살아봤는데 불안 조바심에 우울증으로 ‘유령 진동’을 느꼈다고 체험 후기를 남겼고, 미국의 메릴랜드 대학에서는 120명에게 24시간 동안 컴퓨터와 휴대 전화를 못 쓰게 하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실험 참가자 대부분이 ‘정보 박탈 장애’ ‘불안, 초조, 고립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휴대용 전화기나 컴퓨터에서 우리와 불가분의 관계에 접착됨을 절감하게 되고 사실 이러한 환경이 우리 일상을 지배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지하철이나 버스, 심지어는 길거리를 보행 하면서까지 휴대 전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우리 학생들의 휴대 전화 풍토가 문제가 아닐 수 없지만 이에 대한 처방은 전무한 상태다.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휴대 전화에 몰입하는 휴대 전화 단속 방안으로 기껏 휴대 전화를 수거하여 한곳에 모아 보관하는 방법 외에 특별한 방법이 없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가정에서는 부모님까지 실랑이를 벌여야하는 휴대 전화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이를 계기로 청소년 상호 관계가 흐려지는 건 문제 중에 문제라 할 것이다.

전자파의 유해성과 학습 태도의 산만, 그리고 생활 태도의 문란을 걱정 않을 수 없다.

서로 얼굴을 대하며 표정을 읽고 나누며, 손 글씨 편지 속에 사람 냄새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편지 나누기, 작은 쪽지에 짧게 적은 손바닥 편지, 귀에 바짝 댄 입속의 귓속말, 아무 말은 없을지라도 주고받는 눈웃음 하나가 우리를 얼마나 육감적으로 따뜻하게 하는 소통인지 모르고 산다.

무슨 이야기가 그리도 많아 지하철이나, 교실 수업 중에 아니 길거리를 걸어가며 까지 휴대 전화를 놓지 못하는지 그 이야기 내용과 속살을 엿보고 싶은 건 호기심만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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