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한칼럼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의 교육을 위한

켄터키(Kentucky)식 교육개혁이 필요하다.

작성일 : 2018-09-20 09:52
작성자 : 편집부 (ednews2000@hanmail.net)

황 윤 한(광주교육대학교 교수)

1990년대 초에 단행된 켄터키州 교육개혁의 성과를 두고, 미국 교육계 내에서 異見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많은 문헌들은 가장 혁신적인 교육개혁의 하나로 꼽고 있다. 켄터키州는 미국 중동부에 위치하고, 애팔레치아산맥과 오하이강과 미시시피강을 낀 전형적인 농업 중심의 州였다.

오일쇼크가 왔던 1970년대 한 때 석탄 산업이 활발했었으나 쇠퇴하였고, 최근 도요타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면서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1990년 켄터키교육개혁법(Kentucky Educational Reform Act; KERA)이 통과되기 이전의 켄터키州 교육 실태를 살펴보면, 첫째, 학교 재정은 ‘효율적인’ (efficient) 분배라고 하는 ‘학생 수에 따른 배분 원칙’에 따랐기 때문에 학생 수가 많은 도시 학교들은 많은 재정을 가져갔고, 학생 수가 적은 농‧산촌 학교들은 그만큼 적은 재정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재정은 자치단체들이 재산세에서 충당하도록 하였는데, 도시 학교들은 더 많은 세금에 의해 더 튼튼한 재정으로 운영되었고, 가난한 농‧산촌 학교들은 더 적은 세금이 지원되어 학교의 빈부가 점차 커져갔다. 예를 들어, 학생 1인당 지방 예산이 부자도시에서는 $3,716, 가난한 산촌에서는 $80였다. 특히 도시 사립학교들과 농‧산촌 공립학교들의 차이는 매우 컸다. 둘째, 학교재정의 빈부는 교사 유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수교사들은 도시로 몰려갔기 때문에 도시학교들은 교사들이 남아돌았지만, 농‧산촌 학교들은 교사가 부족하여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과적으로 농‧산촌 학교들은 교사 기피학교들로 전략해버렸다. 셋째, 우수 인재들과 우수 교사들이 떠난 농‧산촌 학생들의 학력도 동반하여 하락하였다. 학력에 매우 민감한 미국 사회에서 켄터키州는 50개 주 중에서 48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그리고 가장 높은 비율의 문맹(illiterate citizenry), 49위 대학진학률, 가장 낮은 고등학교 졸업 비율의 성인들 등을 기록했다. 넷째, 농‧산촌에 소재하는 많은 작은 학교들은 재정문제로 인하여 통폐합되었기 때문에 농‧산촌 학생들은 통학버스를 타고 등교하였다. 학생들은 장거리를 통학버스로 달렸기 때문에 차멀미와 더불어 버스 내에서의 싸움이 자주 일어났다. 이러한 학생들의 싸움은 학교생활까지 영향을 미쳤다. 더 많은 경찰들을 버스와 거리마다 배치해야 했다. 농‧산촌 벽지학교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들은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와 지역주민들까지도 지치게 만들었다.

급기야 1989년 켄터키州 대법원은 ‘학생 수에 따른 학교재정 지원’을 하는 켄터키州교육법과 교육 시스템 전체가 평등성과 적절성 면에서 위헌임을 판결하고, 이에 따른 법 개정과 함께 과감한 교육개혁을 주문하였다.

특히 ‘효율적인’(efficient) 학교 시스템은 모든 학생에게 무상 교육과 더불어 주거지와 경제 환경에 관련 없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시스템이어야 하고, 학교는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재정 지원이 있어야 하며,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반드시 학습해야 할 교육역량들을 발달시키는 목표를 가져야 함을 주문하였다.

이듬해인 1990년에 켄터키州 의회는 미국 교육사에 길이 남을 켄터키교육개혁법을 통과시켰고, 이법은 재정지원 뿐만 아니라, 교육과정, 평가와 책무성, 교원 임용, 학교 행정에 관한 개혁 등을 포함하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유치원-3학년까지 무학년제와 질적 평가에 따른 성적표, 학교중심 정책 결정, 수행중심평가 등 교육과정과 관련된 개혁이 많이 포함되었다. 켄터키州 학생들 중에서 교사교육 프로그램에 입문하면 장학금을 지급하여 향토 교사를 양성함으로써 우수교사를 확보하였다. 켄터키주교육개혁법은 다른 많은 주의 교육개혁을 촉발시켰으며, 도시학교들과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학교들 사이에 존재하는 빈부의 격차에 의한 학력의 격차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2011 자료에 의하면, 학생들의 학력은 50개 주에서 33위로 껑충 뛰어 올라 학력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늘날 우리의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교육 실태는 1980년대 말의 켄터키州 교육 실태와 매우 흡사하다. 베이비부머들의 이촌향도(離村向都)가 초래한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의 인구감소, 인구감소가 초래한 학생 수 감소, 학생 수 감소로 인한 학교의 소인수‧소규모화, 효율성을 따지는 정부 정책으로 인한 작은 학교 통폐합, 지역사회의 열악한 학교재정 지원, 우수 인력자원 유출로 인한 교육환경 열악화, 교사들의 근무지원 기피로 인한 교원 부족 등은 1980년대 켄터키州 교육환경 실태의 판박이다. 지금 이대로 가면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교육은 더욱 더 파행 길을 걸을 것이 뻔하다. 지금이야말로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학교를 위한 획기적인 켄터키식 맞춤형 교육개혁을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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