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한칼럼

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갖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

작성일 : 2016-10-27 10:06
작성자 :

황윤한(광주교대 교수)

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갖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

최근에 알려진 모 사립대학의 승마선수 특혜 입학과 특혜 수업은 해당 대학은 물론 온 나라 국민들을 경악과 분노에 빠뜨렸다. 관련자들은 도망치느라 정신없고, 마침내 총장까지 사임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문제는 단순히 특혜 입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수들이 학점을 부여하는 과정에서도 총제적인 불법과 부정이 드러나고 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교육자라는 사실이 부끄럽기 그지없는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 수사가 끝나봐야 전후 사실들이 밝혀지겠지만,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들처럼, 한 학생을 입학시키기 위해 없는 규정을 급조하고, 그 한 학생의 편의를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한 것들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가의 미래를 창조하는 대학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또 있어서는 안 되는 일들이다. 그러한 일들은 학생들의 꿈을 꺾어 버리며 희망을 좌절시키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교육 질서를 해치고, 교육이 멍들게 함으로써 결국은 국가를 망치게 하는 행위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학입시라는 어려운 관문을 뚫기 위해 온갖 수고와 노력을 경주한다. 단순히 고등학생 때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문화가 그러하듯이 학생들은 중학교와 심지어 초등학교 때부터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면서 학창시절을 희생한다. 학생 개인뿐만 아니라 부모는 물론 온 가족이 대학 입시생 중심으로 생활 패턴까지 바꿔 가면서 총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그들의 꿈이자 희망이다. 그렇기에 입시철이 되면, 모든 사람들이 조마조마한 가슴을 쓸어 담으면서 합격자 명단에 귀를 기울인다. 자녀 교육이 그만큼 힘들기에 자녀 낳기를 포기한다는 부부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원하는 대학에 입학을 했다할지라도 대학생활은 그렇게 쉽지는 않다. 일반적인 학생들은 나름대로의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 가면서 열심히 공부를 하여 학점을 취득한다. 시간을 쪼개가면서 과제를 해내고, 시험을 준비할 때는 몰려오는 잠을 쫓기 위해 커피를 연거푸 마셔가면서 공부를 한다. 과제나 시험에 1점이라도 더 받기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조금이라도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인 학생들의 태도이자 모습이다.

그런데, 상아탑 학원인 대학에서 편법과 변칙을 이용하여 특정 학생들을 입학시키고, 마치 장사를 하는 것처럼 학점을 부여한다면, 일반 학생들의 허탈감과 패배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쏟아 부은 노력과 땀은 원망의 목소리로 변할 것이고, 불신을 넘어서 사회질서 파괴는 기름 위의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학생들의 희망과 꿈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신성하고 건전한 교육은 설 곳이 없으며, 그 누구도 학교와 교육자들을 믿지 않을 것이다. 학교가 남을 속이고 갈취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더욱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편법과 변칙을 하면서도 그러한 행동이 마치 실력인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실력 사회’의 ‘실력’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의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 사회는 부와 권력의 대물림이 이어지고, 부패와 부정이 판을 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사회는 희망과 미래가 없다.

우리는 교육이 바로 서야 국가가 바로 선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는 역으로 국가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교육이 바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학교는 바른 교육을 하는 곳이어야 하고, 큰 스승들이 가르치는 곳이어야 한다. 우리는 또 학생들에게서 희망을 본다는 말도 많이 한다. 학생들이 희망을 갖고 있어야 그들에게서 희망을 볼 수 있다. 편법과 불법이 허용되는 교육은 학생들의 희망을 빼앗아 가고, 그들의 꿈을 좌절시킨다. 일부 교육자들과 부모들의 개인적인 욕망 때문에 많은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빼앗아 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공정한 입시와 바른 교육을 통해 대학이 바로 서고, 국가도 바로 서게 해야 한다. 학교는 바른 교육을 하는 곳이어야 하고, 교육자들은 큰 스승들이 되어야 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학업에 전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