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한칼럼

가장 좋은 유산은 부모의 참된 삶이다.

작성일 : 2018-05-17 15:38
작성자 : 편집부 (ednews2000@hanmail.net)

황 윤 한(광주교육대학교 교수)

최근 ○○그룹 총수 부녀의 소위 '갑질' 동영상들을 보면서 미국의 작가이자 가정 상담사(family counselor)였던 도로씨 로 놀트(Dorothy Law Nolte) 박사가 쓴 「아이들은 그들의 생활에서 배운다.」 (Children Learn What They Live)라는 시(詩)가 떠올랐다.

이 시는 1954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지방 신문(The Torrance Herald)의 주말 가정란에 기고했던 것인데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시는 나중에 같은 제목의 책에 실렸고, 출판된 책은 수백만 권이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이들은 그들의 생활에서 배운다.-

 

꾸지람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비난하는 것을 배운다.

적개심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싸움하는 것을 배운다.

공포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불안을 배운다.

동정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자기 연민을 배운다.

놀림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수줍음을 배운다.

질투를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시기심을 배운다.

수치심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죄책감을 배운다.

격려를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자신감을 배운다.

관용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인내심을 배운다.

칭찬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감사하는 법을 배운다.

믿음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사랑을 배운다.

관심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아존중감을 배운다.

인정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목표 세우는 것을 배운다.

함께 나누며 자란 아이들은 관대함을 배운다.

정직과 공평함 속에 자란 아이들은 진리와 정의를 배운다.

안전함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확신을 배운다.

친절함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세상이 살기 좋은 곳임을 배운다.

평온함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평안한 마음으로 살 것이다.

(Dorothy Law Nolte作, 황윤한譯)

 

이와 유사한 내용은 중국의 노자(老子)의 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노자는 "생각을 조심하라, 생각은 곧 말이 되기 때문이다. 말을 조심하라, 말은 곧 행동이 되기 때문이다. 행동을 조심하라, 행동은 곧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습관을 조심하라, 습관은 곧 인격이 되기 때문이다. 인격을 조심하라, 인격은 곧 운명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놀트와 노자가 말하는 내용은 현대 교수·학습 이론들도 뒷받침한다. 인지발달이론가인 피아제(Jean Piaget)는 사람은 사전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한다는 개인적 구성주의(constructivism)인 발생론적 인식론(發生論的認識論 genetic epistemology)을 주장했다. 즉 개인이 갖고 있는 기존 지식과 경험이 새로운 정보나 지식과 접목되어 보다 정교한 새로운 지식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태어나면서부터 보고들은 것들이 그 사람의 현재의 지식과 행동의 밑바탕이 된다. 또한 비고츠키(Lev Semyonovich Vygotsky)는 개인의 지식과 행동은 주변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회적 구성주의를 주장했다. 개인이 어떤 사회에 속해 있느냐에 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최근 학교교육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가정에서의 교육은 소홀히 다루어져 왔었다. 하지만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놀트의 시와 노자의 명언이나 피아제와 비고츠키 이론은 한 사람의 현재의 언행은 어떤 순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나면서부터 조금씩 점차로 형성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즉, 우리사회 일부 부유 계층의 일그러진 언행들은 하루 이틀 사이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그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며, 그러한 일그러진 언행은 가정에서의 부모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녀에게 물려주는 가장 좋은 유산은 물질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좋은 가정교육을 시키는 것이며, 그 교육은 부모가 자신들의 참된 삶에서 보여주는 생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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