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메달 색깔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

작성일 : 2019-02-21 11:00
작성자 : 편집부 (ednews2000@hanmail.net)

최성광(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사, 교육학 박사)

 

요즘 체육계가 성폭력과 여러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성폭력 피해 신고를 시작으로 운동부 지도자들의 잘못된 지도방식과 관행에 대한 비난에 이어 그간 쌓였던 체육계 비리 전반으로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체육계 성폭력 및 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서 국가인권위 차원에서 체육계 성폭력을 전수조사하고, 교육부, 문체부, 여가부가 합동으로 ‘체육분야 정상화를 위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하는 등 체육계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런데 체육계 비리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대표 선발 부정부터 각종 대회 순위 조작, 심판매수를 통한 승부조작 등 수없이 많은 체육계 비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가끔 스타급 선수들이 피해자가 되면서 비리가 부각되기도 했지만 이내 잠잠해지고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체육계 비리는 이어져 왔다. 왜 체육계 비리는 끊이지 않고 일어날까?

그것은 우리 사회가 메달에 열광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성과주의로 인해 메달을 따는 것이 운동의 목적이 되면서 선수는 도구화되었고 메달만 따면 그 어떤 지도방식도 정당화될 수 있었다. 운동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우리 국민들은 열광했고, 뜨거운 관심과 포상을 퍼부으며 영웅 대접을 했다. 지도자들도 그에 상응한 포상과 지위를 얻는 등 금메달이면 모든 것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로 인해 메달주의 엘리트 체육이 심화되었다. 특히 강대국에 비해 예산도 부족하고 선수 인력풀이 열악했던 과거 우리 체육계가 성과를 내기 위해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엘리트 체육뿐이었다. 이는 근대화 시기 압축성장의 사회적 메커니즘과 맞물려 많은 성과를 올렸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것이 변했다.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1970년 255달러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절대적 빈곤도 줄었고 사회적 가치와 철학, 사람들이 추구하는 삶도 변했다. 그럼에도 금메달을 염원하는 우리들의 메달주의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사회는 바뀌었지만 운동선수들의 양성과정과 지향하는 목표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메달주의 엘리트 체육은 학교운동부에서부터 시작된다. 수백억 연봉을 받는 프로선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대학 진학 등을 꿈꾸며 학생선수들은 열심히 운동에 매진한다. 학부모들은 자녀들과 같은 꿈을 꾸며 힘든 뒷바라지를 마다하지 않는다. 운동부 담당교사와 지도자는 대회 성과에 따른 인사점수와 포상금을 생각하며 자신의 사생활도 잊은 채 선수지도에 매진한다. 학교운동부 구성원들 모두는 각자의 목표를 위해 운동만 생각하며 열심히 노력하고 인내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메달 색깔에 의해 결정되며, 학생선수 때부터 성과주의에 익숙해진다.

얼마 전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전국소년체전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학생선수 양성을 메달주의 엘리트 체육에서 생활체육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상징적 선언이다. 전문체육인을 양성하는 과정은 그 나름대로 체계화해야 하지만, 모든 학교운동부를 메달주의 속에 양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학교체육은 학생들이 삶의 활력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제는 메달 색깔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 그래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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