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ㆍ시

아침노을에..

작성일 : 2020-02-20 09:47
작성자 : 편집부 (ednews2000@hanmail.net)

서은철 시인

 

영산강 너머

은적산 마을 앞 강가에

아침노을이 곱다

매일 일상처럼

햇귀에 시달린 안개는

신령스러운 기운으로

노을 진 강가에 머물기를 반복한다

때로는 신의 영역인 양

무거운 침묵을 강요한다

그럴 때면 왠지

오가는 이 없는 비탈진

자드락 길이 한가롭다

결코 타협을 거부한 체

뜬 눈으로 지세운 밤

갈대숲 아래

잠자던 철새들도

아침 햇귀에 놀라 눈뜨는

여명의 시간

강물 위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한다

밤새 뒤척이던 불규칙의 파편들이

강물 위에 흩어진다

자꾸만 지나간 감정의 시간들이

파편에 뒤섞여

혼돈을 가져온다

감정에는 질서가 없나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야!

어쨌거나 모든 걸

내려놓으소 잉!

그래야만 되네..

 

큰 형의 준엄한 가르침이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방하착放下着 교훈에 머리 숙인다

엷은 미소의 그림자 실루엣

꿋꿋이 살아온

이 땅의 진정한 사표일까

 

아침 늦은 시간

눈부시게 찬란한

광란의 빛의 축제가 열리고

비로소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 찬

검은 상자를 비운다

 

입는 옷 그대로

창가에 기대어

노 선배의 가르침을 새긴다

이제는

텅 빈 작은 상자하나

준비 해야지...

 

오늘따라

아침 노을이 곱다.

 

**방하착放下着: 모든것 내려놓아라의 뜻

**자드락길:산 비탈진곳에 난 작고 좁은 길

 

**이 시詩를 평생 교육에 헌신하고 계시는 김수기 선생님과 인연에서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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