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ㆍ시

목포 夜景(야경)

작성일 : 2020-06-18 10:21
작성자 : 편집부 (ednews2000@hanmail.net)

 

 

 

 

 

 

 

 

 

 

 

 

 

 

 

 

 

서은철 시인

 

온금동 낙조대 너머

석양은 졸고

유달산 팔각정에 올라

등받이 없는 인조 대리석

의자에 기대어

저무는 일몰에 취해 본다

 

푸른 물결의 다도해가

황홀한 저녁노을에 떠밀려

규칙도 없이 비틀거린다

 

발리 록바에 앉아

저무는 일몰을 바라보며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앉아

황혼에 젖어 가슴 저민 들

산토리니 섬에서

에게해를 바라다보는

산토리니의 밤 풍경이 아름답다지만

이보다 더 황홀할까

 

북교동에서 다도해를 가로지르는

목포대교의 야경이

유달산 자락을 말없이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희망 목포의 풍광을 자랑한다

 

눈물로 얼룩진 여객터미널과

젖비린내 나는 항구도시의

유행가 가사만이 또렷한

별 볼 일 없는 초라한 도시다

 

삼학도 전설은 이미 잊힌 지 오래고

따개비처럼 닥지닥지 붙어 있는

동명동 선창가 건물을 지나

삼학도 까지는 지척의 거리에

항구의 불 빛 작은 배들만 한가롭다

그래도 제법 위용을 자랑하는

가야호에서 스타크루즈호까지

제주도 여행길이 즐겁고

동양고속 남해고속정은

흑산 홍도 뱃길 찾아

거친 파도를 가르며

하얀 물 꼬리를 남기며

숨 가쁘게 달린다

 

해는 시들어 어둑어둑

저 멀리 ‘김대중 기념관’이

작은 불빛을 밝힌 체

어슴프레 삼학도를 지킬 때

큐비즘을 잘 활용한

앤디 워홀의 그림처럼

작은 항구도시 목포의 야경이

아름답다

 

노적봉 앞 돌계단 내려올 때

멀리서 가까운 듯

어제 막 오픈한 유람선

삼학도 유달산 쌍둥이 크루즈호의

힘찬 뱃고동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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