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ㆍ시

빌딩숲이 나무숲으로 뒤바뀌었으면

작성일 : 2025-10-20 09:07
작성자 : 편집부 (ednews2000@hanmail.net)

   박 철 한

 

이스라엘 과학자들이 인간의 노화 과정을 세포 수준에서 되돌리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한다. 고압산소요법으로 인간의 텔로미어를 연장하고 노화세포를 줄였다는 것이다. 텔로미어는 인체 세포 염색체의 양쪽 끝단 부분을 말하며 세포의 노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즉 세포는 분열을 반복할수록 염색체가 짧아지며 텔로미어가 줄어들다가 결국 텔로미어를 잃으면 분열을 멈추고 소멸하게 된다. 따라서 텔로미어의 길이에 의해 세포가 분열하고 소멸하기까지의 시간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으니 텔로미어가 늘어난다면 젊음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스라엘 과학자들의 연구내용은 “64세 이상의 건강한 남녀 35명을 대상으로, 고압산소장치 안에서 호흡기를 착용하고 2기압의 100% 산소를 흡입하는 고압산소요법을 주 5회씩(하루 190) 12주간, 60회 진행했다. 그리고 이들 참가자의 혈액 표본을 채취해 말초혈액단핵세포에서 텔로미어의 길이와 노화세포의 상태를 평가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의 텔로미어 길이가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참가자들이 25년 더 젊었을 때와 같은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 중요한 점은 참가자들의 노화세포가 크게 감소했다.”로 요약할 수 있다.

고압산소요법을 12주 동안에 하루 90분씩 60일 실시했다면 고작 90시간인데 참가자들의 세포가 25년 더 젊었을 때와 같은 수준으로 돌아갔고 노화세포가 크게 줄었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고압산소장치에서 호흡기를 착용하고 2기압의 100% 산소를 흡입하는 것이 고압산소요법인지라 산소 농도 21% 가량인 대자연의 조건과는 차이가 많다. 하지만 인간의 세포를 젊게 되돌린 주인공이 산소인 것만은 분명하지 않으랴. 그런데 세계 곳곳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는 숲이 사라지며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에, 산소가 인간의 세포를 젊음으로 되돌린다는 그 연구결과가 도리어 우리를 울가망하게 만든다.

지구의 허파로 일컬어지는 남미 아마존 강 유역의 원시림에서 공급하고 있는 산소의 양이 지구 전체의 30%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식물은 뿌리에서 물을, 잎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햇빛을 받아 탄수화물을 합성하고 외부로 산소를 내보내는 광합성작용을 하며 살아간다. 따라서 그 원시림에서는 산소만 뿜어내는 것이 아니며 그보다 우선하여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당연히 식물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내뿜는 산소의 양과 비례한다.

인류에 그토록 유익한 아마존 강 유역의 원시림임에도 농토개발 등을 명목으로 매년 어마어마한 넓이의 수목들이 잘려나가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2개국 이상을 경유하여 흐르는 하천 개발에 관한 국제 규약은 있겠으나 어느 한 국가가 소유한 특정지역의 밀림 개발에 관한 국제 규약까지 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만약 그와 같은 국제 규약이 없다면 오직, 브라질과 페루 등 그 원시림을 소유하고 있는 나라들의 정책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또한 설사 해당 국가에서 농산물 생산을 명목으로 그 원시림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그들을 책망하기도 어렵다. 만약 책망할 경우 아마존 강 유역 국가들이, 다른 나라들과의 녹지율 비교와 식량 확보 등을 내세우며 개발의 당위성을 주장한다면 다른 나라들 대부분은 할 말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금수강산도 예외가 아니다. 수도권 인근에는 숲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도시가 개발되며 빌딩들이 들어서고 있어 국토균형발전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산림이 많은 지역에서는 수도권 지역과의 녹지율을 비교하며 그곳의 산림 개발 당위성을 주장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크게는 지구촌, 작게는 우리 금수강산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공동체 의식을 갖지 않으면 산림 보전에 관한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으리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조사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백만 년 가까이 변동되지 않고 안정적이었으며 1950년까지도 330ppm을 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2016년에는 400ppm에 근접하더니 20205월에는 413ppm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의 주범은 화석연료 사용이며 가장 큰 문제는 지구 온난화로써 아직까지 산소부족 문제는 크게 거론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화석연료 사용 증가에다 줄어드는 숲 때문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면 인간 세포의 노화와 관계가 있는 산소 농도는 상대적으로 옅어질 수밖에 없지 않으랴. 그러니 인간의 건강과 노화 측면에서 볼 때, 평생을 산소가 풍부한 숲속에서 사는 것과 상대적으로 산소 농도가 낮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높은 대도시에서 사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으리라.

자연은 푸나무가 울창한 숲을 만들고 거기에서는 인간의 세포를 젊게 만든다는 산소가 나온다. 그런데 인간이 만든 도시의 빌딩숲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뿐만 아니라 산소 농도를 줄여 인간 세포의 노화를 촉진하니 참으로 아이로니컬하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날 대도시의 빌딩숲이 어느 한순간에 푸나무가 울창한 숲으로 뒤바뀌었으면 한다. 척박한 땅에서 흥부네 초가지붕의 박 덩이만큼이나 탐스런 열매가 나올 수 없듯이, 지구상에서 식물의 생육 기반이 빈약해지면 결코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산소가 풍족하게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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